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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거 하나보단 작은 거 100개 만들기
예전부터 나는 나만의 무엇인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손재주는 꽝이었다. 손으로 하는 것은 잘 못했다. 다행히 어린 시절에 컴퓨터가 보급돼서, 손재주가 좋지 않아도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좋아만 했지 이렇다 할 성과물을 만들지는 못했다. 꾸준히 못했던 것도 있고,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해서 하나를 꾸준히 파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처음부터 커다란 결과물을 만들려고 하면 안 되겠다였다. 기대치가 높으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완성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오래갈 수 있다. 일이든 취미든 성취감이 없으면 일을 지속하기가 힘들다. 특히나 나처럼 청개구리 같은 성격은, 결과가 빨리빨리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 다른 일에 눈을 돌려버린다. 어떻게 ..
2020.04.15 -
내 자신이 초라해질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한다. 꿈이라기엔 거창하다. 그냥 해보고 싶었던 일들,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상관없다. 가령 춤 배우기라든지, 못 가본 장소에 가보기라든지. 그런 사소해 보이는 목표들이 삶의 이유가 되어준다. 너무 지칠 때는 그마저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야 한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생각이 난다. 누구나 하나 이상은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으니까. 다만 잠시 잊고 있었던 것뿐이다. 현실의 풍파에 휩쓸려, 저기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처박혔을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다. 좋은 쪽으로도, 안 좋은 쪽으로도 말이다. 나 하나 막 산다고 세상에 크게 문제 될 것 없고, 또 막상 하고 ..
2020.04.13 -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이다. 썩 유쾌한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흙수저의 서러움이 어떤 건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적이 많았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열정 페이를 강요당해도 꾹 참고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 노동의 서러움을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생각했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다행히 아직까지 못 견딜 정도로 서러운 일을 당한 적은 없다.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견딜 수 있었을까?' 하는 장면들을 목격하면, 어쩐지 이 사회가 싫어졌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모든 이들이 존경스럽다. 숱한 고독과 외로움을 견디고, 또 가끔은 행복하기도 한 홀로서기가 버거울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은 것보다는 시도한 것이 나에겐 행운이었다. 경험이 자산이 된다는 말이..
2020.04.13 -
두 번째 어플 출시 후기
올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하고 있다. 이번에는 내가 만든 캐릭터를 활용해, 아주 간단한 어플을 만들어 보았다. 기능도 단순하고 디자인도 심플하다. 그래도 내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서 마음에 든다. 버튼을 누르면 정해진 멘트를 내뱉는 게 전부다. 아래는 구글 플레이에 올린 스크린샷이다. 어플 이름은 '달님에게 물어봐'로 지었다. 특별히 다른 기능을 넣지 않아서, 전체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다음번에는 진짜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 같은 것을 넣어보고 싶다.
2020.04.12 -
청춘, 별 거 없는
난 '좋을 나이다'라는 말이 싫다. 그 좋을 나이에 이 정도면, 늙으면 죽으란 말인가? '청춘'에 대한 강박이 싫다. 청춘은 반드시 도전해야 하고, 설레어야 하고, 미쳐야만 하는 건가. 나는 그냥 나대로 살련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한다. 변한다는 것이 때로는 안 좋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변하기 때문에 사는 것이 의미가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이 변하듯, 그와 동시에 세상도 변해간다. 사람들의 생각도 변한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어느 나이건 열심히 사는 인생은 아름답다. 앞으로는 젊음과 늙음을 구분하는 기준이 '나이'가 아닌 세상이 올 것 같다. 청춘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청춘은 원래 별 거 없는 것이라고. 미래에는 훨씬 ..
2020.04.12 -
캐릭터를 만들다
어렸을 때는 종이에 끄적끄적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가장 자주 그리던 그림이 병아리 그림이었는데, 이제는 비슷한 캐릭터가 너무나 많아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이번에 새로 만들고 있는 어플에 들어갈 캐릭터를 간단히 만들었다. 이 캐릭터의 가장 큰 포인트는 뻐드렁니이다. 달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라서, 이름은 '달 보름'으로 지었다. 그런데 만들고 보니 어릴 때 그리던 병아리 캐릭터랑 비슷하다. 내 취향이 참 한결같다. 좋아하는 노란색에 올망졸망한 눈, 볼터치까지. 뻐드렁니를 빼면 예전에 그리던 병아리랑 아주 흡사하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2020.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