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한다는 것의 어려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출하기 전에 꼭 하던 일이 있다. 바로 영상으로 일기를 찍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매일 찍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용량의 압박과 편집 스트레스로 외출하는 날만 찍는 걸로 바꿨다. 그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생략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결국 1년 조금 넘게 지속하다 2022년 8월을 끝으로 더 이상 찍지 않게 됐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영상으로 일기를 찍었다. 1년 넘게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무기한 중단됐다.

 

 내가 이렇게 영상으로 일기를 찍은 이유는 시간이 지났을 때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한한 인생이 흘러가는 게 아까워 카메라에나마 담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런 보상 없는 일을 꾸준히 지속한다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비슷한 이유로 요새 게임 개발도 안 한 지 오래됐다.

 

 게임 개발도, 일기도 아쉬움이 남는다.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지만, 둘 다 언제 다시 시작할지는 미지수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상황도 변했고 열정도 사그라들었다. 아직 먹고사는 일도 해결이 안 됐는데 느긋하게 꿈만 좇기에는 사회에서의 내가 너무 초라해진다.

 

 이런 불안감을 이겨내고 무언가에 꾸준히 몰두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성공'이라는 열매가 허락되는 것 같다. 나는 그 정도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가? 외부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한 가지 목표를 지속적으로 관철할 용기가 있는가? 그런 담대함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이길 수 있는 것 또한 꾸준함밖에 없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가진다면 뭘 하든 잘 될 수밖에 없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인생에서 의미 있는 일을 찾고, 그것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