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굴레

2020. 3. 2. 23:39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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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부터 아픈 게 무서웠다. 아픈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없겠지마는, 나는 좀 오버가 심했던 것 같다. 조금만 아파도 세상이 끝난 것 같고 그랬다. 그러나 인생은 끊임없는 고통의 연속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고통을 피할 수 없었다. 

 다행히 죽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다. 죽는 것도 엄청난 고통일 테니까. 대신 살면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아픔과 고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커서, 불안장애가 생겼다.

 

 멀쩡히 잘 살다가도 고통의 굴레에 빠질 때가 있다. 외적인 이유로 고통에 빠질 때도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내적인 이유가 큰 것 같다. 똑같은 상황이더라도 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처럼, 환경이 불행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결국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내가 처한 환경을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뉘는 것 같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한 번 굴레에 빠지면 벗어나기가 힘들다. 짧게는 몇 분에서 몇 시간, 길게는 며칠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무도 나를 감옥에 가두지 않았는데, 왜 내 스스로 만든 마음의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는 걸까?' 이걸 깨닫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고통은 마음의 감옥이다. 그곳을 나갈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오직 나다. 그리고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세상에 수많은 병이 있지만, 나을 수 있는 방법을 내가 쥐고 있는 병이 어디 있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면 모든 것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고통 또한 인생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속되는 삶 속에서 유의미한 가치와 희망을 발견하며 사는 것. 고통은 내게 감사함을 선물해줬다. 오늘도 아프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 그리고 삶에 대한 겸손함을 배웠다. 언젠가는 사라져 없어질, 고통 앞에 너무나 나약한 인간이지만, 살아있는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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