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이다. 썩 유쾌한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흙수저의 서러움이 어떤 건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적이 많았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열정 페이를 강요당해도 꾹 참고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 노동의 서러움을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생각했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다행히 아직까지 못 견딜 정도로 서러운 일을 당한 적은 없다.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견딜 수 있었을까?' 하는 장면들을 목격하면, 어쩐지 이 사회가 싫어졌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모든 이들이 존경스럽다. 숱한 고독과 외로움을 견디고, 또 가끔은 행복하기도 한 홀로서기가 버거울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은 것보다는 시도한 것이 나에겐 행운이었다. 경험이 자산이 된다는 말이..
2020.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