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가기
길을 걷다 학교 운동장이 보였다. 4월이 다 지나갈 무렵, 학생들의 활기로 넘쳐야 할 학교가 코로나로 텅 빈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다. 운동장으로 걸어 들어가 풍경을 쭉 둘러보았다. 내가 다닌 곳은 아니지만, 학교의 구조가 비슷비슷해서 어쩐지 옛 생각이 났다. 어릴 때 내 집 같았던 정글짐이 이제는 너무 작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 시소와 구름다리를 지나, 그네에 앉아 학교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만큼은 어릴 때의 나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어릴 때의 나는 꿈 많은 아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이 더 하고 싶은 게 많다. 어린 시절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아서일까. 그때는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현실적인 걱정으로 늘 괴로웠다. 걱정을 하나 안 하나 어차피 시간은 흐르는데도 말이다. 차라..
2020.04.24